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처분 소식으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 보였던 비트코인이 되밀리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에서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BTC) 75%를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말 기준 보유 BTC 약 75%를 법정 통화로 전환하면서, 대차대조표에 9억3600만 달러 현금이 추가됐다. 테슬라는 판매 가격이나 손상 정도를 밝히지는 않았다.
테슬라는 작년 2월 15억달러(약 1조970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랐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팔았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소식은 비트코인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당초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주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증시와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실제로 이날 오전 0시 비트코인은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2만4000달러 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테슬라의 소식이 전해지자 하락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12시간 이후 2만2000달러 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이날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투자 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34점으로 ‘공포(Fear)’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31점·두려움)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우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가격이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투자 컨설팅업체 퀀텀 이코노믹스의 알렉산더 로레스 연구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강세가 단지 불트랩(강세 함정)인지, 아니면 진정한 강세장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가격 움직임은 현재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