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 상반기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회계상 1억7000만달러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테슬라는 20일 장 마감 뒤 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일부를 매각해 현금으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비트코인 투자로 얼마나 큰 평가손실을 기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은 회계규정에 따라 ‘무기한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회사가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 감소분을 회계에 반영해야 한다.
테슬라는 공시를 통해 “보유 비트코인 가치가 오를 때는 매도하기 전까지는 회계에 포함되지 않지만 가치가 하락할 때에는 매도 전이라도 회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시에 따르면 테슬라는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15억달러어치의 약 75%를 매각했다. 6월말 기준 비트코인 보유규모는 약 2억180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2분기에 비트코인을 손해 보고 팔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오히려 차익을 거뒀다고 신고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 비트코인을 팔아 6400만 달러(약 840억 원)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보유 비트코인에서 1억7000만 달러(2230억 원)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에 비트코인을 사들인 바 있다. 당시에 테슬라는 평균 매수 단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전도사 역할을 해온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매각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매수 가능성이 차단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머스크는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했을 뿐 비트코인에 대한 테슬라의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래에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은 분명하게 열려 있다”면서 “이번 비트코인 매도를 비트코인의 미래는 끝났다는 식의 선언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