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대부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비트코인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7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던 피츠패트릭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주 블룸버그가 개최한 행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코인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소로스 펀드가 비트코인을 포함해 여러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투자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CEO를 통해 투자 여부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피츠패트릭 CEO는 암호화폐에 대한 달라진 견해도 내비쳤다.
당초 조지 소로스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알려졌다. 그는 암호화폐에는 거품이 있어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고 독재국가들의 비상 저축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피츠패트릭 CEO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위험회피 수단으로 간주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전세계 2억명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주류가 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가 2억 명 이상의 사용자와 함께 2조 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갖게 된 것은 시장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헷지(Hedge·손실 위험 방지)를 위한 자산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헷지 자산인 금 대신 새로운 헷지 자산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피츠패트릭 CEO는 이를 두고 암호화폐 금융산업이 헷지 수단으로서 뿐 아니라 그 영향력이 금융산업에서 적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암호화폐 자체보다는 탈중앙 금융(DeFi, 디파이) 사용사례 같은 것들을 더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츠패트릭 CEO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통화(CBDC)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금융 시장에 CBDC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라 CBDC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서 불과 일주일 전에 4만3000달러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8일 오전 9시50분 기준 5만419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