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부터 코인원에서 레저와 같은 하드웨어 지갑으로 가상화폐를 보낼 수 없게 된다. 메타마스크와 같이 익명으로 이용 가능한 지갑도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외부 지갑 등록(화이트 리스트) 절차를 시행하면서, 농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은 빗썸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인원의 외부지갑 등록제는 NH농협은행과의 실명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에 따른 것이다.
또 이런 외부 지갑 등록 작업으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들 간의 시장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이 오는 24일부터 외부지갑에 대한 등록 절차를 시행한다.
코인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외부지갑 예비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예비 등록기간이 지난 이후 (24일)부터는 금액과 상관없이 외부지갑에 대한 가상자산 출금이 전면 금지된다.
작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 마켓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 NH농협은행과 실명 계좌 제휴를 맺은 코인원은 은행 측으로 부터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다각적인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협은행 측이 오는 3월25일부터 가상자산에 거래에 적용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시스템 구축을 보다 빠르게 적용하길 요구하면서 코인원의 화이트 리스트 절차도 앞당겨 졌다.
코인원 측은 “이메일, 휴대폰 번호, 이름 셋 중 하나가 코인원 계정과 같은 지갑만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본인의 지갑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지갑만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가상화폐 유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개인용 웹 지갑 중 하나인 메타마스크는 물론, 하드웨어 지갑인 레저 등으로 가상자산을 출금하는 것도 불가능해 진다.
특히 레저와 같은 하드웨어 지갑의 경우, 많은 양의 코인을 안전하게 보유하길 원하는 ‘코인 고래(큰손)’들이 주로 사용한다.
앞으로 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이런 하드웨어 지갑으로 자산을 보내려면, 바이낸스와 같은 국외 거래소를 우회해야 한다.
한편, 코인원 뿐만 아니라 같은 NH농협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 받은 빗썸과 신한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받은 코빗 역시 향후 외부지갑에 출금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아직 고민 중으로 현재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1월 말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방안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대표 시중 은행 중 한 곳인 신한은행으로부터 계좌를 발급 받은 코빗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현재 업비트로 쏠려있는 시장점유율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터넷 전문 은행인 케이뱅크에서 실명계좌 발급을 받은 업비트의 경우, 화이트리스트 시행에 따른 제한에 관한 계약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