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에 이어 추가 감세까지 예고되면서, 달러화와는 대조적으로 파운드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오는 11월에 파격적인 1.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 후, 1985년 이후 처음 파운드당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37년 만에 최저치를 재차 경신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국내시간 기준 오전 10시 경, 전 거래일 대비 2.68% 떨어진 파운드당 1.0568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23일 영국 보수당 대표이자 영국 내 세번째 여성 총리로 당선된 리즈 트러스 의원이 하원에서 소득세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50억파운드(약 70조원)를 감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은 24일 BBC에 출연,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추가적인 감세정책까지 예고했다.
이날 콰텡 장관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이제 19일이 지났을 뿐”이라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세를 통해 세금으로 나가는 국민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내년까지는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파운드 약세가 이어지면 이르면 이번 주중에라도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의 공개 언급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진단했다.
한편, 같은 날 블룸버그는 또 다른 보도를 통해 미 달러화의 초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원화 역시 필리핀 페소화와 함께 아시아 각국 통화 중 가장 취약한 통화로 꼽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한 반면, 일본·중국 중앙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거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면서, 달러화 대비 엔화ㆍ위안화의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달러 환율은 24.922%, 중국 역내 기준 위안/달러 환율은 12.151%로 각각 큰폭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엔화ㆍ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외환보유고를 쏟아붓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