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잇단 악재에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4만달러가 무너진 데 이어 3만달러선까지 위협을 받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3년 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의 급락이 예견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 말의 ‘1차 랠리’와 최근의 상황이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이유다.
글로벌 가상자산 실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후 6시20분 기준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보다 19.19% 내린 3만66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계속되는 하락세에 비트코인 시총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시간 기준 비트코인 시총은 6864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달 14일 시총은 1조2000억달러였다.
비트코인의 폭락에 알파코인들도 무너졌다. 시총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은 일주일 사이 35.31% 급락했고, 도지코인도 34.91% 하락했다.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가상자산 시장이 고꾸라진 것은 최근 터지고 있는 연이은 악재 탓이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미국 정부도 1만달러 이상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암호화폐 몰아내기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최근 이번 상황이 2017년 말의 ‘1차 랠리’ 패턴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획기적인 사건’이 호황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2017년 1차 랠리 때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의 주요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지난달 14일(미국시간)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일이 정점이었다.
정점을 찍은 후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탔다.
2017년 당시 비트코인 선물이 CME에 상장되자 비트코인은 3000달러대까지 밀렸다. 이번에도 코인베이스 상장 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공통점을 고려했을 때 가상자산 사이클이 일정 패턴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들어간 뒤, 이후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고, 마지막에는 가격 추락으로 끝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끔찍한 한 주를 보냈다. 다음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이 움직임과 2017년 말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정점을 찍은 것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