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수탁사업이 은행 수입 다각화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위원은 29일 ‘최근 은행산업 동향 및 은행 사업다각화 전략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이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상반기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국내 은행은 8조6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2020년 상반기보다 2조1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 규모가 확대됐고 대손충당금 누적 적립액이 확대돼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600억 원, 외환·파생상품 관련이익이 4000억 원 감소했다.
이에 은행 수익 편중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그동안 트레이딩, 자산보관, 신탁, 프라이빗뱅킹 등 고수익 비이자 수익원을 발굴해 왔으나 아직 글로벌 주요 은행에 비해 비중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과 가상자산 수탁 등을 통해 수익다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BaaS는 비금융회사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강한 은행업을 영위하는 데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은행서비스를 탑재해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은행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열어주는 형태로 운영되는 업무모형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도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모두 유리한 업무모형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가상화폐) 수탁서비스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이 높아져 투자자보호와 가상자산의 안전한 보관 관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은행권에서 가장자산 수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국내 은행도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BaaS 또는 가상자산 수탁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