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규모 은행인 DBS그룹 홀딩스가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대상을 확대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DBS그룹 홀딩스가 새로운 가상자산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설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DBS그룹 홀딩스는 기존에는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회원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구체적으로 자회사인 DBS 프라이빗뱅크와 DBS 트레저스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의 고객인 기업과 기관투자가, 가족 투자회사 등에게 서비스가 제한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개설하면서 앞으로는 10만명에 이르는 개인 고액 자산가들에게도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이때 고액 자산가들은 최소 24만6000달러(원화 약 3억5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이다.
해당 서비스는 초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부 가상자산 거래로 제한하고, 최소 투자금액은 500달러로 정했다.
이는 고객들 사이에서 가상자산 거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DBS그룹 측에 따르면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가상자산 거래량이 종전보다 2배 수준까지 급증했다.
이에 DBS그룹은 고액 자산가들까지로 개인 회원을 늘려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을 더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가상자산의 하락장 속에 개인들의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와는 모순되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금융당국과 중앙은행 역할을 맡고 있는 싱가포르금융청(MAS)을 이끌고 있는 래비 메논 청장은 지난달 말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가파른 가격 상승 기대감을 갖고 싱가포르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들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MAS는 개인들에 대한 규제 조치를 마련해 10월 말까지 대중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규제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려는 개인들을 상대로 고객 적합성 테스트를 실시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