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의 ‘과도한 과징금 주장’에 강력히 반박했다.
8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 등에 따르면 SEC는 과징금이 1000만달러(약 136억5200만원)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리플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SEC는 논평을 통해 “리플의 주장은 손목을 때리는 벌칙 수준”이라며 “기관을 상대로 리플을 판매한 대가로 리플은 20억 달러(2조73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플은 1000만 달러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오히려 다른 암호화폐 발행사들에게 섹션5를 위반하는 것이 매우 수익성 있는 행위로 여겨지게 만들 수 있다”며 “의회가 의무화한 과징금 지불이 단순한 사업 추진 비용으로 간주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플이 과거 기관투자자에게 가상화폐를 판매하며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그러자 리플은 SEC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협박’이라고 표현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리플 최고법률책임자는 지난 달 “기관투자자 대상 판매 과정에서 당사는 무리하게 매매를 진행하거나 사기를 치지 않았다”라며 “’리플’ 가상화폐 판매는 8년간 41개의 기관을 상대로만 이뤄졌으며, 구매 기관 모두 거래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를 오도했거나 속였다고 볼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SEC의 20억달러에 대한 벌금 요구는 가상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의 증거”라면서 “과징금은 많아야 1000만달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플과 SEC 사이 갈등은 지난 2020년 12월 시작됐다. 당시 SEC는 리플이 증권 기준에 부합하는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재판은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지난 2023년 7월 13일 약식 판결을 통해 ‘리플’ 가상화폐가 투자 계약 및 증권 판매라는 SEC의 주장을 기각하며 리플의 일부 승소로 마무리됐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판결에서 가상화폐 발행자와 기관투자자의 거래는 투자 계약이라고 언급했는데, SEC는 이것을 토대로 리플에 20억 달러의 과징금 지불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