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FTX US가 자진 파산을 신청한 암호화폐 대출 업체 보이저 디지털을 인수한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이끄는 코인 거래소 FTX가 파산한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이하 보이저)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FTX의 이번 인수는 보이저에 대한 구제 금융과 인수 시도가 무산된 후 나왔다.
보이저에 따르면 낙찰가는 기존 시장가치 13억1100만달러에 증분가치 약 1억1000만달러를 더한 14억2200만 달러(약 2조원)다.
보이저는 FTX의 인수 계약서를 10월 19일 뉴욕 남부 파산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거래 이의 신청 기한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10월 12일 오후 4시까지이다.
FTX US에 매각 여부는 채권자 투표를 대상으로 하며, 자발적 파산 관련 미국 법률 규정 챕터11에 따라 진행된다.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보이저 고객들은 자산을 FTX의 미국 거래소(FTX US)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벤처캐피털 쓰리애로우캐피털의 미상환 자금 관련 청구권은 보이저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채권자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보이저는 지난 3월 말 기준 35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대표적인 암호화폐 대출 업체였다.
하지만 지난 5월 테라 루나 폭락 사태의 여파로 쓰리애로우캐피털 등 보이저로부터 대출한 업체들이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파산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결국 지난 7월 미국 뉴욕 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FTX와 FTX 산하 거래 업체 알라메다 리서치는 보이저 파산을 면하기 위한 조처에 들어갔다.
알라메다는 보이저에 이달 말까지 보이저에서 대출한 2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이저 측은 FTX의 제안이 ‘로우볼 입찰'(향후 협상을 위해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써낸 제안)이라며 퇴짜를 놨었다.
한편, 올해 가상화폐 업계가 위기를 맞자 뱅크먼-프리드는 부실 가상화폐 회사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부대조건으로 이 회사를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고,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인수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