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로 톡톡한 성장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수신 잔액)은 11조3175억원이다.
이 가운데 법인 예수금은 6조6492억원으로 58.75%를 차지했다. 개인 예수금은 4조6682억원(41.25%)이었다.
법인 예수금이 절반 이상으로 비중이 높은 것은, 케이뱅크를 통해 업비트에 입금해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 법인 예수금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업비트 계정에 원화를 입금하고자 하는 고객은 케이뱅크 계좌를 연동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케이뱅크 계좌를 통해 업비트에 입금한 원화와 입금된 원화로 고객이 거래해 보유한 가상자산은 모두 법인 예수금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뒤 가상화폐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수신 잔액이 세 배 이상 늘었다.
1년 전인 2020년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은 3조7453억원으로, 당시 개인 예수금 비중은 70.97%(2조6580억원), 법인 예수금 비중은 29.03%(1조873억원)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예수금은 7조5722억원 늘었고, 이 중 법인 예수금 증가액은 5조5619억원에 달한다.
즉, 늘어난 수신 잔액의 절반 이상은 업비트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비트와의 제휴에 따른 케이뱅크의 성장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의 긍정적인 협력 사례로 꼽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이 케이뱅크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휴를 통해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비트에 연계된 예수금 비중이 높아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업비트 제휴를 통해 급성장한 만큼 가상자산 거래 시황에 따른 예수 부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안정적인 예수금 조달 방안 등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