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 총재가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1일 인도 주요 매체 등에 따르면, 샤크티칸타 다스 RBI 총재는 “비트코인에는 튤립 파동 때 튤립이 가졌던 만큼의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 17세기 튤립 파동 당시처럼 과하게 자본이 몰리며 투기가 나타나는 거품 가득한 상황에 대해 꼬집은 것.
또한 샤크티칸타 총재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가상화폐는 금융과 거시경제의 안정성에 큰 위협이 된다”며, “비트코인이 돈세탁, 탈세, 테러자금 조달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의 발언은 인도 정부가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부터 인도 내에서는 가상화폐 금지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지난해 11월에는 인도 정부가 모든 ‘민간 가상화페’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업계 및 투자자들의 반발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지난 3일 니르말라 싯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가상화폐·대체불가능토큰(NFT) 투자 소득에 30%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며, 인도 내 가상화폐 제도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편, 샤크티칸타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CBDC가 이르면 4월 중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샤크티칸타 총재는 “RBI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화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사례는 없는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RBI의 가장 큰 고민은 사이버 보안 및 CBDC의 위조 가능성이다. 모든 부문에서 철저한 검토를 마친 뒤 디지털 화폐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