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000만원 선마저 붕괴되며 급락했다. 그러자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중 양쪽에서 잇단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넉 달간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한 채 바닥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 시간 9일 오전 8시 32분 비트코인 가격은 1.37% 하락한 3만3365.21달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8일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은 12%까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31일 가격 이래 저점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더리움 가격도 3.65% 떨어진 2514.06달러를 나타냈으며, 도지코인은 1.84% 내린 0.328095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이번 가상화폐의 추락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의심받는 암호화폐에 대한 의심을 키우고 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 너무 낮은 금리와 10년 동안 싸워왔다”며 “정상 금리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상황을 조금이라도 완화해줄 수 있다면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 금리’ 시대가 끝난다면 과잉 유동성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암호화폐 시장도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해킹 세력으로부터 비트코인을 회수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탈중앙화와 거래란 상징성이 희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법 집행 당국이 국외 온라인 범죄자들과 가상화폐 거래 추적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읽혔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연구원은 이날 가격 급락이 “FBI가 사람들의 비트코인을 압류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마저 암호화폐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폐쇄 등 적대적 공세에 나서면서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 차단된 인플루언서들은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리며 암호화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