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사태’ 이후 가상자산 보유량을 공개하는 거래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FTX의 파산으로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준비금증명(Proof of Reserve, PoR)’이라는 용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 보유량을 공개하는 거래소들의 움직임에 블록체인 합의알고리즘을 일컫는 용어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PoR을 시행한 사례로는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비트겟, 바이비트 등 중앙화 거래소들이 대표적이다.
먼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을 통해 지난 9일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머클트리 PoR’을 실시해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며 PoR 움직임을 시작했다.
머클트리란 블록체인 상 거래내역을 나무 형태로 묶어 요약한 것으로, 거래내역끼리 쌍을 지어 해시화하는 기술이다.
자오창펑 CEO는 머클트리 방식으로 투자자들이 거래소의 거래내역 및 가상자산 보유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PoR’을 하자고 제안했다.
비트겟, 바이비트, 후오비, 쿠코인 등 여러 대형 거래소들이 해당 제안에 찬성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인 벤 조우(Ben Zhou)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Nansen)이 집계한 바이비트의 준비금 증명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용자가 블록체인 또는 제3자 커스터디에서 자신의 잔액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바이비트는 사용자에게 1대1 예치금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케이엑스, 코빗 등 일부 거래소들은 지갑 주소까지 공개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PoR을 실시하고 있다.
오케이엑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난센과 파트너십을 맺고 가상자산 별 보유량과 지갑 주소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오케이엑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오케이엑스의 지갑 주소 대부분은 지갑 내 자산이 지난 몇 달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가 고객 자산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