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1월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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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어 “코인 채굴에 자사 그래픽카드 성능 제한”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어가 막대한 전력소모로 기후위기를 재촉한다는 비판을 받는 암호화폐 채굴에 자사 반도체를 사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어는 인기 있는 비디오게임용 그래픽카드 성능을 제한해 암호화폐 채굴 연산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엔비디어의 그래픽카드를 비디오게이머들에게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한 조처다.

엔비디어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실시간 동영상을 렌더링할 수 있도록 고안됐고, 동시에 막대한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

이에 이 GPU는 컴퓨터에서 데이터집적도가 가장 높은 인공지능(AI)에도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GPU가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암호화폐 채굴에도 제격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특히 엔비디어 그래픽카드는 비트코인 채굴보다는 이더리움 채굴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채굴은 암호화폐를 얻기 위해 복잡한 연산을 하면 연산이 끝난 뒤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자 채굴의 매력이 높아졌고, 이에따라 엔비디어 그래픽카드 수요도 덩달아 올랐다.

엔비디어에 따르면 지금껏 채굴된 이더리움 약 90%가 자사 GPU를 통해 채굴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단골 고객인 비디오 게임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겪게 됐다.

비디오 게이머들은 오랜 기간 엔비디어의 핵심 고객층으로 회사의 성장과 순익에 상당한 이바지를 해왔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품귀난에 암호화폐 채굴이 겹쳐지자 최신형 그래픽 카드를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엔비디어의 실적도 변동이 심한 암호화폐 시장 흐름에 맞춰 크게 좌우되기도 했다.

회사는 암호화폐 시장에 계속 휘둘리면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노림수도 있다. 연초에 엔비디어가 암호화폐 매니아들을 겨냥해 출시한 ‘암호화폐 채굴 처리장치(CMP)’로 수요를 분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비디어의 GPU 성능을 제한하면 암호화폐 매니아들은 채굴을 위해 CMP를 사도록 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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