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비트코인 채권’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변동성에 법정화폐로도 적합하지 못한 비트코인으로 채권까지 발행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알레한드로 젤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위해 적절한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젤라야 재무장관은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위해 적절한 시기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암호화폐를 추가 매수해 ‘비트코인 도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행시기는 3월 15~20일이 적기라고 본다”며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났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제적 상황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앞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0억달러(1조2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해 이를 통해 가상화폐를 추가로 구입하고 ‘비트코인 도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트코인 도시는 인근 화산의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계획도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엘살바도르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지난해 9월 국제 통화 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등의 국제기구는 해당 국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가적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엘살바도르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하향하기도 했다. CCC는 채무불이행을 뜻하는 정크 등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앞서 무디스도 지난해 같은 이유로 엘살바도르의 국가 신용 등급을 하향한 바 있다.
IMF는 최근 엘살바도르와의 회담 후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 지위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IMF 이사들은 “금융 안정성, 재정 건전성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큰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