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9월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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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는 거대한 도박판…리먼 사태보다 심각”


현행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이 거대한 도박판과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디파이의 실존적 문제, 오직 자신에게만 돈을 빌려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이 내놨다.

해당 기사에서는 최근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디파이 업계의 현실을 다뤘다.

WSJ는 “암호화폐 업계의 유동성 문제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심각하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가 코인 대출 등을 하는 현행 디파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 대부업체들이 실물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고 동종 업계에만 코인을 빌려주는 폐쇄적인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실물 경제의 유동성과는 거의 무관한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파이가 규제받지 않는 그림자 금융을 복제했고 실체는 ‘카드로 만든 집’에 불과하다”며 “코인 채굴이나 예치, 거래 등에 기반한 디파이는 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존속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디파이 위기는 지난 13일 코인 대출업체 셀시어스의 자산 인출 동결 사태로 잘 드러났다.

200억달러가량의 자산을 보유했던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어스는 최근 자산인출 동결을 결정했다.

또 다른 대출사 블록파이, 보이저디지털 등도 셀시어스에 이어 유동성 경색 현상을 보였다.

그러자 가상화폐 거래소 FTX는 최근 두 회사에 7억5000만 달러(9731억 원) 구제 금융을 지원했다.

이를 두고 WSJ는 “FTX의 개입은 예외적인 사례”라며 “최후의 수단을 가진 대출자가 없을 때 유동성 부족은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전통적인 대출 기관은 궁극적으로 집, 공장과 같은 경제적 필수 자산에 자금을 대는 역할을 한다”며 “기존 금융기관은 실물 경제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에 한 기관이 망하더라도 다른 기관이 탄생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디파이 영업 방식은 디파이에 실존적 위협”이라며 “디파이는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해야만 존속할 수 있고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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