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약세장이 길어지자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즈는 6일(현지시간)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프로셰어즈 숏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상장지수펀드(ETF)(티커명 BITI)’를 비롯한 가상자산 인버스 ETF 상품에 900만달러(원화 약 124억8300만원)가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해당 ETF는 종전에 3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됐었다가, 4주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자금 흐름은 주요 가상화폐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다.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앞둥 이더리움의 경우 인버스 상품에서 자금이 순유출됐다. 반면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1800만달러(약 249억5520만원)가 순유입됐다.
특히 이번 하락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들이 운용하는 순자산이 1억5800만달러(약 2190억원)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즈 리서치부문 대표는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예상보다 더 강한 추가 정책금리 인상 신호를 준 것이 이 같은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를 늘린 이유가 된 듯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특히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까지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도 적극적으로 가상자산을 저가 매수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주 가상자산 ETF 전체 거래대금은 9억달러 수준으로, 2020년 10월 이후 근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달러 초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ETF는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고수익·고위험을 쫓는 투자자는 레버리지·인버스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최근 1~3개월 수익률 상위 달러 선물 ETF는 모두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당 ETF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명확한 방향성이 나올 때까지 ETF 등 달러 상품 투자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