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 속 각국 정부의 디지털화폐(CBDC)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CBDC는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진정한 의미의 ‘현금없는 사회’를 실현시킨다.
화폐를 은행계좌에 보관하는 대신 개인고유의 블록체인 지갑에 보관하고, 카드결제 대신 지갑 간 전송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우리 정부도 CBDC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6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을 시작할 방침이다.
한은은 CBDC가 나올 경우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자산(암호화폐)들을 일부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의실험에 참여하기 위한 사업팀도 발족했다. 업계에 따르면 모의실험에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와 CBDC가 참여한다.
한은의 CBDC 모의실험은 가상환경에서 CBDC를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하는 등 생애주기별 처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테스트한다.
한은은 모의실험을 통해 분산원장 기반의 원장관리 기술,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기술, 전자지갑 기반 기술 등의 적용 방법을 점검할 예정이다.
다만 한은은 “앞으로 진행할 모의실험 자체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CBDC 연구·실험을 가속화하면서도 실제 발행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CBDC인 디지털위안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지난해 10월에는 베이징, 선전, 쑤저우, 청두 등 도시에서 디지털위안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시범사업 발행 규모만 3억달러(약 33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홍콩금융관리국과 중국 법정 디지털화폐인 ‘디지털위안’ 결제를 위한 기술 시험을 시작했다. 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은 이번 기술 시험을 국제 결제로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한은에 따르면 현지 금융 전문가들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위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도 CBDC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지난 2월 CBDC 발행 전제조건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 등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가 CBD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