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이 웬만한 국가보다 전기와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가상화폐 채굴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채굴을 위해 고성능 컴퓨터나 전용 채굴기를 24시간 돌리며 연산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연간 142.59TWh(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소비한다.
이는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연간 전기 소비량(205TWh)의 절반을 넘으며 구글(12TWh), 페이스북(5TWh) 등 세계 최대 IT 기업의 소비량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수준이다.
특히 채굴에 소비되는 전력량은 웬만한 국가 전체에서 소비되는 양보다도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분석에 활용된 캠브리지 대학교 비트코인 전기소비지수 자료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연간 약 124TWh의 전기를 소비하며, 스위스는 약 56TWh를 소비한다.
스태티스타는 이러한 수치가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0.65% 안팎으로, 비트코인이 국가였다면 지구상에서 27번째로 에너지 수요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방법 가운데 전기 소모량이 가장 많다”며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시작한다.
가상화폐를 채굴해 보유할 경우, 채굴 당시 발생한 전기 요금을 제외하고 세금을 매길 예정이다. 다만 채굴자가 그 과정에서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나왔는지 입증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2년부터 250만원(기본 공제 금액)이 넘는 가상화폐 양도·대여 소득에 20%의 세율(지방세 제외)로 세금을 매긴다.
세금은 총수입금액에서 자산 취득가액과 거래 수수료 등 필요 경비를 뺀 순수익 금액(총수입-필요 경비)에 부과한다. 1년간 여러 가상자산에서 낸 소득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손익 통산을 적용한다.
다만 가상화폐에 소모되는 전력에 대해 과세 당국에서 실제 전기 요금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소득은 개인이 신고하기 때문에 납세자 본인이 직접 전기료를 계산해 넣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전기 요금이 큰 차이가 날 경우 자료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먼저 정비한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 채굴을 비사업적 채굴과 사업적 채굴로 구분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