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게 수십억달러의 과징금과 민사 처벌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디지털투데이 등 외신들에 따르면 SEC는 권씨와 테라폼랩스에 약 47억달러(약 6조4790억원)의 과징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테라폼랩스에게 4억2000만달러(약 5790억원), 권 대표에게 1억달러(약 1379억원) 등 총 5억2000만달러(약 7168억원)의 민사 벌금을 지불하도록 요청했다.
이외에도 SEC는 권씨의 증권 발행사 임원이나 이사로서의 재직을 금지하고, 그의 계좌와 자산에 대한 완전한 세부 정보를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승인되면 테라폼랩스는 대규모 사기를 일으킨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 기반 금지명령’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씨는 50조원 이상의 투자 피해를 야기한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이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위조 여권이 발각돼 체포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지난달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현재 권씨의 미국 또는 한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두 나라 모두에서 권씨는 잠재적인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몬테네그로 법원은 처음에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가, 항소심에서 재심리 후 한국 송환으로 결정을 뒤집었었다.
그러나 현지 대검찰청은 “범죄인 인도국을 정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법원에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몬테네그로 법원은 최근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됐다”는 결정을 내렸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밀로비치 장관이 그간 미국에 무게를 뒀던 만큼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