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이 재판을 앞두고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뱅크먼 사건의 담당 판사인 루이스 A. 카플란은 뱅크먼의 변호인이 신청한 7명의 전문가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플란 판사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중 3명에 대해서는 채택 거부 사유로 ‘사건에 관련이 없거나, 배심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명의 증인들은 증인 신청을 재신청하는 것을 허용하나,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검찰 측 증인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만 허용되도록 제한을 뒀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으로 뱅크먼 측은 전문가 증언을 통한 도움을 얻을 수 없게 됐다.
당초 뱅크먼 측은 이번 증언을 통해 FTX의 서비스 약관에 ‘고객 자금을 투자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이 고객 예금 자산을 대출 자금으로 사용하듯이 암호화폐 산업에서도 관행적으로 행해진다는 주장도 증인을 통해 힘을 실으려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먼은 한때 ‘킹 오브 크립토'(암호화폐의 왕)로 불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다 FTX 파산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작년 12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고, 검찰이 보석 취소를 요구하면서 이달 초 다시 수감됐다.
그는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로 계열사 부채를 갚고 정치인에게 돈을 뿌렸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에 대한 정식 재판은 다음 달 시작된다.
최근에는 뱅크먼의 부모인 조 뱅크먼과 바버라 프리드도 수백만 달러의 회삿돈을 착복한 혐의로 피소됐다.
FTX는 이들이 FTX 내 영향력과 접근권을 악용해 직간접적으로 수백만 달러의 부를 축적했다며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州)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이들이 FTX가 파산 직전인 상황에서도 1000만 달러(약 132억원)의 현금 선물과 바하마에 있는 1640만 달러(약 217억원)의 부동산을 자신들에게 이전하는 것에 대해 아들과 논의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부부는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