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 상반기 발생한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진단을 내놨다.
IMF는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세계 경제 전망 업데이트: 비관적이고 더 불확실한’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통해 IMF는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급격한 매도세를 겪으며 투자 손실을 일으켰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가상자산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은 작년 11월에 역대 최고가인 6만8789달러까지 치솟았었으나, 올해 초 4만7000달러대에서 출발해 2분기 중엔 4만6000달러에서 최저 2만달러 수준까지 거의 반토막 나는 급락세를 연출한 바 있다.
IMF는 “이런 현상이 더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여파는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라며 “가상자산의 급격한 매도세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과 가상화폐 헤지펀드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는 지난 5월 가치가 1달러 아래로 추락하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발생해 고점 대비 99% 이상 급락하면서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또 지난 6월 가상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이 디지털 자산 중개업체 보이저 디지털에 총 6억5450만 달러(약 8492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상환하지 못해 파산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공급망 문제로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투자자들은 다른 거시경제적 요인 중에서도 위험 자산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IMF는 이 같은 악재들이 가상화폐 약세장의 시작이라고 판단했다.
IMF는 “대부분의 신흥 시장에서 금융 안정성은 이번 봄에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현재는 과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금융 안정성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 약세와 달러 자금 확산의 증가는 외부적인 대출 비용을 압박했고, 통화 긴축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수단으로 계속되고 있다”며 “세계 전반의 금융 안정성도 위축시켰다”고 했다.
이전부터 IMF는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리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5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담보 자산과 일 대 일 가치가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자산”이라면서도 “가치 유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의 수익률을 약속한다면 이는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