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등 일부 기업이 비트코인으로 자산을 다각화하는 동안 미국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는 금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란티어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기술기업인 만큼, 비트코인보다 금을 먼저 사들였다는 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17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최근 실적 보고서에서 “8월에만 100온스의 골드바 5070만 달러(약595억원) 어치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팔란티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영·미권 정부 보안 당국을 고객으로 둔 사이버 안보·빅데이터 부문 기업으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특히 비트코인 신봉자’ 피터 틸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도 유명세를 타며 ‘서학개미’ 사이에서 매수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팔란티어가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을 사들인 것은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따른다.
팔란티어의 이러한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경제적 불확실성과 이에 대한 정부의 돈 풀기에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팔란티어의 금 매수 소식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작된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해 현금 보유가 불리하다는 기업들의 고심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금 값은 사상 최초로 온스당 20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코로나발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대표 안전자산인 금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팔란티어도 금을 대량 매수한 것은 투자 차원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기술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안전 자산’ 으로 여기며 금보다 더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테슬라와 스퀘어는 보유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는 대표 기업들이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 최근 비트코인을 더 사들이기 위해 4천억 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CNBC는 “팔란티어가 금 외에 가상화폐도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올해 5월 팔란티어의 데이비드 글레이저 재무 책임자(CFO)도 ‘회사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에 투자할 의향이 있느냐’는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