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사이버 범죄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통해 세탁한 액수가 40억 달러(한화 약 5조68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4일(현지시간) ‘크로스체인 범죄 현황(The State of cross-chain crime)’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온라인 해킹, 불법 다크웹 마켓, 온라인 도박 플랫폼, 불법 가상화폐 서비스, 폰지(다단계 금융)사기, 랜섬웨어 등의 경로를 추적해 불법 자금 규모를 파악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자들은 ‘탈중앙화거래소(DEX)’, ‘크로스체인 브릿지’, ‘가상화폐 교환(스왑)’ 서비스를 통해 자금 세탁을 벌였다.
‘탈중앙화거래소’는 중앙거래소의 중개 없이 프로그램이 가능한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을 기반으로 개인간(P2P) 교환 방식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탈중앙화금융(DeFi) 시스템을 통해 도난된 12억 달러(한화 약 1조7075억 원)가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된 사례가 있었다.
‘크로스체인 브릿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 간 자산 이동을 돕는 기술이다.
관련 예시로는 북한이 크로스체인 브릿지 업체 렌브릿지(Ren Bridge)를 통해 5억4000만 달러(한화 약 7685억 원)를 세탁했던 것이 있다.
특히 분산형 크로스 체인 브릿지 업체들이 암호화폐 블록체인 간 가치 이전을 위한 교환 과정에서 규제를 받지 않아 자금 세탁과 추적 회피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가상화폐 교환’ 서비스는 사용자가 다른 토큰과 동일한 블록체인의 가상화폐 자산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신원확인(KYC) 인증을 마친 중앙화 가상화폐 거래소와 달리 계좌 개설을 거치지 않는다는 특징을 악용해 세탁 범죄에 악용하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을 통해 2020년 이후 사이버 범죄자들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40억 달러(한화 약 5조 6,860억 원)를 세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엘립틱은 “블록체인 업계가 진화하는 범죄 방식에 발 맞게 진화해야 한다”며 “범죄가 법 집행 방식보다 언제나 한발 앞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