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코인(WLD)에게 홍채 정보 수집을 중단하는 명령을 내린 스페인 정부의 견해가 합법적이라는 현지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테크크런치(T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페인 대법원은 스페인 정보보호 규제기관(이하 AEPD)이 월드코인에 홍채 정보 수집과 축적 정보 사용 금지를 명령한 것이 공익 보호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스페인 대법원은 “월드코인 프로젝트로 인해 현지 미성년자가 처할 수 있는 위험 등을 고려했을 때 AEPD의 명령이 정당했다”면서 “국민들의 공익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AEPD은 최근 월드코인 측에 3개월 동안 스페인 내 데이터 수집을 중단하라는 임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해당 조치는 사용자가 데이터 수집 동의를 철회할 수 없고, 미성년자들의 데이터도 수집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월드코인 측은 “스페인 내 홍채 정보 수집 중단이 자사에 경제적 피해와 명예를 손상시키고, 관련 기술의 미래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홍채 데이터 수집 작업은 유럽의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진행됐다”며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준수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페인 정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데이터 수집 중단 명령을 내렸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재판을 통해 가려낼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월드코인은 홍채인식을 기반으로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보존하고 기본소득을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된 가상화폐 프로젝트로, 챗GPT 창시자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7월 주도해 만들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에 홍채 정보를 제공한 참여자들은 등록 보상이자 기본소득으로 10개의 월드코인을 지급받게 된다.
그동안 월드코인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이제는 여러 국가에서 개인 정보 침해 등에 대한 우려를 내놓으면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에서는 무분별하게 수집된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