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VIP 고객의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한 시장조작행위 감시부서 팀장이 해고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전현직 바이낸스 직원을 인용해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 내부 시장감시팀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거래업체 DWF가 최소 6개 가상화폐 종목의 시세조작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회사에 내부 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바이낸스의 시장 감시팀은 “DWF랩스는 워시트레이딩(자전거래), 공동 설립자의 홍보 등을 통해 일드길드게임즈(YGG)를 포함한 최소 6종의 토큰 가격을 조작해 3억 달러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DWF는 지난해 8월 가상화폐 YGG에 대한 홍보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려 가격을 띄운 뒤 불과 며칠 만에 해당 가상화폐를 대량으로 매도해 가격 폭락을 촉발했다.
또 DWF는 2023년 들어서만 최소 3억 달러 규모의 자전거래를 통해 특정 종목의 거래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거래소 규정을 위반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는 곧바로 바이낸스 내 VIP 전담 부서의 이의 제기에 부딪혔다. DWF는 바이낸스에서 톱 ‘VIP 9’에 드는 대형 고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VIP 9는 월간 거래량이 40억달러 이상인 고객 등급이다.
이후 바이낸스는 VIP 부서의 이의제기에 따라 별도의 조사팀을 통해 DWF 관련 의혹에 신빙성이 있는지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조사팀은 DWF가 시장조작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바이낸스는 시장감시팀의 팀장이 DWF 관련 의혹을 최초 제보한 DSW의 경쟁사와 친밀한 관계로, DWF를 향한 조사가 중립성을 잃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바이낸스 측은 DWF 관련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한 감시부서 팀장을 해고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바이낸스 측 대변인은 “회사 측이 시세조종 행위를 용인했다는 어떠한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준법 기능 향상을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감시부서 직원의 해고는 관련 고객에 대한 의혹이 충분한 근거가 없었다는 후속 조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위 리 DWF랩스 공동 설립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DL뉴스를 통해 “해당 의혹은 경쟁사들이 주도하는 퍼드(FUD)”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