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상장폐지·유의종목 가상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14일 오후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곳을 중심으로 20여개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메일을 통해 “이달 7일 이후 16일까지 상장 폐지됐거나 유의종목에 지정된 코인 명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측은 이번 요청을 시장 동향 파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6일까지 최근 상장폐지·유의종목 지정 코인 명단을 받고, 이후로도 상장폐지나 유의종목 지정이 결정된 사항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미 ‘일일 보고’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매일 금감원 담당자에게 상장폐지·유의종목 지정 코인 리스트를 메일로 보낼 예정”이라며 “당분간은 이런식의 보고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당국의 이번 결정은 지난 주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30개 코인을 갑자기 무더기로 제거(상장폐지) 또는 유의종목에 지정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11일 오후 5시 30분 고객센터 공지를 통해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안내해 드린다”고 밝혔다.
또 코모도(KMD), 애드엑스(ADX), 엘비알와이크레딧(LBC) 등 25가지 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갑작스러운 상장폐지·유의종목 지정 결정에 관련 코인 가격은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극심한 불안감과 혼란에 빠졌다.
당국이 투자위험이 큰 이른바 ‘잡코인’을 더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나선만큼 잡코인 정리 작업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종류가 많을수록 향후 은행 실명계좌 발급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관련 신고 과정에서 위험할 수 있다.
이에 거래소들은 업비트와 마찬가지로 거래 코인 수를 계속 줄여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거래소가 자체 발행했거나, 거래소 관련 코인들이 1순위 정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