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1)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겸 CEO가 미 주식시장이 단기 투자가 성행하는 거대한 카지노처럼 변했다면서, 투기를 부추기는 월가 금융사들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또 그는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그의 입장도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버핏은 버크셔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3년 만에 대면 주주총회를 열고, 4만여 주주들 앞에서 투자 철학과 최신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기에는 팀 쿡 애플 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 등장한 버핏은 “주식 거래자들이 마치 주식을 포커판의 칩을 다루듯 대하도록 월가가 장려하고 있다”며, “미 금융시장이 사실상 카지노로 변했다” 꼬집었다.
이어 그는 금융사에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안겨주지만 개인투자자에겐 위험한 콜옵션 같은 파생상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아울러 버핏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월가의 주류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기존 입장 또한 고수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생산적인 자산이 아니다. 어떤 가치도 창출해 내지 못한다”면서, 그저 속임수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마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농지는 식자재를 생산하고 아파트는 임대료를 벌게 해주지만 비트코인은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이어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할 생각이 없다”며,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 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버크셔 부회장 찰리 멍거(98)도 합세해 “어리석은 것, 악한 것,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세 가지를 다 가졌다”고 주장하며, 비트코인 비판에 가세했다.
한편, ‘자본주의자의 우드스톡(유명 록페스티벌)’로 불리는 버크셔 주총에는 매년 전 세계 셀럽, 주주, 버핏의 투자 조언을 들으려는 일반인 등 수만 명이 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