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암호화폐 대출업체 ‘보이저디지털(Voyage Digital)’이 이용자에게 동결된 자금 일부를 돌려줄 수 있게 됐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지방 파산법원이 보이저디지털에게 메트로폴리탄 상업은행(MCB)에 동결돼 있는 자금 2억7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고객에게 반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보이저디지털 파산 사건을 담당 중인 마이클 와일즈(Michael Wiles) 판사는 “보이저디지털이 고객에게 자산을 상환하려는 의도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구금된 계좌에 대한 접근성을 부여했다.
현재 메트로폴리탄 상업은행 내 보이저디지털의 계좌에는 미화 2억 7천만 달러(한화 약 3504억 원)가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이저디지털은 뉴욕에서 파산신청을 하면서 미달러를 예치한 고객은 메트로폴리탄커머셜뱅크를 통해 상환받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보이저디지털은 지난 7월 메트로폴리탄 상업은행 내 계좌 접근 허가 요청을 냈다.
이후 메트로폴리탄 상업은행이 보이저디지털의 요청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재판부가 구금된 계좌에 대한 접근을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
보이저디지털은 시장 상황 악화, 협력사 부도 등의 위기로 지난달 5일 뉴욕남부 파산법원에 ‘챕터 11파산’을 신청했다. 챕터 11 파산은 자발적 파산으로 법원 감독 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회생을 시도하는 절차다.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보이저디지털 자산은 모두 동결됐다. 뉴욕 재판부의 결정으로 인해 보이저디지털은 일부의 현금을 반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다. 보이저디지털이 지난 7월 파산 보호 신청 당시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현재 부채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76억 원)에서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760억 원) 사이며 채권자는 10만 명 규모다.
보이저디지털은 자체 플랫폼에 13억달러 상당의 암호화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자금에 대한 법원 처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