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굴렸던 가상화폐 헤지펀드가 한국산 코인 테라·루나 붕괴와 비트코인 폭락 사태에 파산 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스 캐피털이 투자금과 대출금 상환 요구 등에 대처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구제 금융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리애로스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산을 관리하던, 창업한 지 10년 가까이 된 가상화폐 펀드다.
스리애로스는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 등으로부터 투자 용도로 비트코인을 빌렸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고, 지난 2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문제가 됐다.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자매 가상화폐 루나의 가치가 사실상 제로로 떨어지자 피해를 그대로 떠안게 된 것.
이로 인해 스리애로스는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 대부업체에 제공했던 담보 자산을 강제청산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강제 청산으로 스리애로스가 파산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스리애로스 설립자인 카일 데이비스는 “우리는 모든 구성원들을 위해 일을 해결하고 공평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자산 판매 및 다른 회사의 도움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모색하고 있으며, 채권자와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금을 댄 업자들과 대출업체의 상환 요구 등에 대처하기 위해 법률·재무 전문가를 고용했다”며 “모든 사람을 위한 공평한 해결책을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테라·루나 사태가 우리의 허를 찔렀고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 등이 폭락하면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며 “전염병처럼 다른 가상화폐 업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가상화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스리애로스캐피탈이 파산할 경우, 보유 자산인 가상화폐를 처분하게 되는 만큼 현재의 가상화폐 가치가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