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의 달러 회수 시그널에 미 달러화 가치가 약 20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비트코인·미국 채권 등 다른 자산은 맥을 못 추는 양상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를 타고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뒤이어 발표된 미국의 양호한 고용 실적이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웠다.
달러 가치 상승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대도시 봉쇄의 여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4.2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달러는 최근 5주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 중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20%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내린다.
달러의 상승에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자산들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자산인 주식부터 투자 심리가 사그라들면서 미국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9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9%, 3.20%, 4.29% 급락 마감했다.
주식이 하락 그래프를 보이자 가상화폐 대표격인 비트코인의 차트도 연일 고꾸라지도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1년간 주식, 특히 기술주의 움직임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지난 8일 3만4000달러대로 떨어지며 작년 11월의 역대 최고점(약 6만9000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이날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또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타격을 받은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맥클러그는 “비트코인과 나스닥 지수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날 나스닥 지수가 4% 이상 하락하면서, 비트코인 역시 10% 가까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고 미국의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 할 경우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만 5천 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