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최초로 가상자산 업계에서 금융지주 신규 주주로 합류했다.
22일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로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KTB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두나무,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등이 선정됐다.
두나무는 입찰 가격으로 주당 1만4000원 수준을 써냈다. 이는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이다.
하지만 두나무는 최종적으로 지분의 1%인 총 728만605주(총 발행 주식 수 7억2806만649주)를 인수했다.
이는 두나무의 수익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비트가 가상화폐 거래소이기에 정부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주는데 주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금융 산업의 발전과 투자 안정성을 고려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지분은 장기간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나무가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금융지주 신규 주주로 합류한 것이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은 아직 제도권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아직 국내에서 제도적 규제 및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하는 업권법도 없다.
여기에 은행이 가상화폐 자체를 위험 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업비트를 비롯한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기도 어렵다.
이에 업비트는 시중은행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있다.
업비트 입장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국내 시중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업비트가 대형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는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심리적 안정성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두나무가 향후 예보가 잔여지분을 모두 처분할 때 우리금융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두나무가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가상자산 관련 제도 구축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업비트가 ‘트래블룰’ 등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된 시스템을 철저히 구축하는 것 등이 중요한 조건이 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비트는 지금도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계약하면 날개를 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