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고위관계자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앤드루 하우저 BOE 이사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 행사 발표문에서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당초 스테이블 코인은 다른 자산에 연동하도록 설계돼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으로 전 세계에서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하우저 이사는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이지 않다”면서 “보유자들은 최소한 심각한 손해를 볼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UST와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에 대한 실시간 정보나 환금성을 유지하는 방법의 세부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면서 “틈새시장 정도의 쓰임만 있다면 코인 구매자에게 주의·경고하는 수준에서 충분하겠지만,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규모로 커진 경우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업체가 가치를 보증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에 예치금을 두도록 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우저 이사의 이러한 발언은 BOE가 가상화폐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존 컨리프(Jon Cunliffe) BOE 부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웹 행사에 참여해 가상화폐 규제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 가운데 가상화폐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상화폐 규제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를 금융 상품 대신 도박처럼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자신들이 처할 수 있는 투자 리스크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다”고 했다.
또 “투자자들이 본질적인 내재 가치가 없는 상품에 그저 감정적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당국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1조7000억달러(약 2129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넘어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