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된 전력 소비량이 이미 작년 한해 소비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크립트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비트코인 채굴에 95테라와트시(TWh)가 사용돼 작년 소비량인 67TWh를 이미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아직 4·4분기 소비량이 합산되지 않은 것이어서 올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력 소비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채굴 전력 소비량이 급증한 데에는 에너지 효율이 낮은 채굴 장비가 대량 유입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굴에 나선 이들이 늘어났고, 채굴용 장비 구매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호치민에서 가상화폐 채굴장비와 그래픽 처리장치 및 응용프로그램별 집적회로로 만든 단순한 컴퓨터 장비를 판매하는 체인점 운영자인 쾅 투안(Quang Thuan)은 매체 인터뷰에서 9월초 매출이 8월 전체 매출보다 3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에너지 성능이 낮은 채굴 장비의 사용도 증가했다.
한편, 전세계 비트코인 광부들은 중국의 탄소배출 감소 노력에 따른 채굴 규제 조치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당초 채굴 업자들은 전세계 최대 규모였던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중국 당국의 규제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채굴 단속으로 중국의 채굴장들이 사라지면서 그 빈자리를 다른 국가 채굴기업들이 가져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채굴에 동원되는 연산력)가 1억8600만TH/s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5월 이후 채굴 단속을 시작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CBDC를 지지하는 동시에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민간 가상화폐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규제 이후 중국의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7월 초 8,500만TH/s까지 떨어지면서 2년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수익성은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에 필요한 전기세, 그리고 채굴 속도에 달려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6~7월에 기록했던 3만 달러에서 현재 5만 달러 수준까지 회복한 것은 채굴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 문제로,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0.4%를 차지하는데 이는 핀란드나 벨기에에서 매년 소비되는 전기량 보다 많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는 여러 면에서 좋은 아이디어지만 환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