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올해 ‘미 400대 부자’ 순위에 사상 최대인 7명의 가상화폐 기업인이 포함됐다.
지난해 400대 부호에는 불과 1명의 가상화폐 기업가가 포함됐지만 1년 만에 6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가상화폐의 대장격으로 꼽히는 비트코인과 대표적인 알트코인인 이더리움의 가격 지난해 9월 명단 발표 시점보다 각각 약 5배, 10배씩 뛴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신흥부호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프리드(29)다.
프리드는 올해 400대 부호 중 최연소이자 유일한 20대다. 자산은 225억 달러(약 26조 8166억 원·32위)로 집계됐다.
가상화폐 리플을 개발한 리플랩스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라센(61)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4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도 한 해 전 319위에서 172위(60억 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여기에 유명 가상화폐 투자자인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 등이 가세했다.
1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로, 작년보다 220억 달러 늘어난 2010억 달러(약 238조7000억원)의 순자산으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자산을 세 배 가까이 불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905억 달러(약 226조2천억원)로 2위로 점프했다.
머스크는 연간 순위가 아닌 최신 집계로는 이미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하기도 했다.
1991년 400대 부호 명단에 처음 진입한 후 늘 1, 2위를 고수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인 4위(1340억 달러)에 그쳤다.
게이츠는 5월 이혼으로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에게 위자료로 57억 달러의 주식을 넘겼다. 포브스는 이혼이 아니었다면 게이츠가 저커버그를 제치고 3위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올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400대 부호 명단에서 빠졌다.
포브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핵심 자산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가치가 한 해 전보다 약 6억 달러 감소한 25억 달러를 기록해 커트라인(29억 달러)을 넘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