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형 거래소를 사이에서 줄폐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장 컨설팅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현장 컨설팅을 완료한 거래소들은 대체로 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위한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거래소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를 획득하고, 특금법 시행에 맞춰 이미 자체 내부 규제를 강화해놓은 덕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현장 컨설팅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았더라도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 길이 없어 문제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 검증과 관련한 은행의 면책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이에 은행들은 제휴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등의 금융사고 문제가 발생하면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은행으로선 제휴한 거래소가 많을수록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추가 제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개정되는 특정금융거래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위원회에 오는 9월 24일까지 신고를 마쳐야한다. 시중은행으로부터 고객 실명 입출금계좌를 받아야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사실상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거래소들은 대거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때에 따라서 거래량이 적은 알트코인에 투자한 투자자가 오는 9월 24일 이전에 돈을 인출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다.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현장 컨설팅에서 신고접수 요건을 모두 갖추고 보완사항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거래소이더라도 실명계좌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업자 등록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은행연합회가 시중은행의 가상자산 거래소 위험평가 가이드라인을 일주일 안에 발표한다.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실명계좌 발급 개선 방안 정책포럼’에서 박창옥 전국은행연합회 법무·전략·홍보 본부장은 “은행연합회에서 거래소 위험평가 가이드라인을 주요 내용만 추려서 공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