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는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회생 절차를 밟는 경우도 많았다.
17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제 이용자는 558만명(중복 가입자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용자를 연령별로 분류하면 30대가 174만명, 40대가 148만명으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20대(134만명), 50대(80만명), 60대 이상 (23만명) 등 순이다.
MZ세대로 대표되는 2030세대 이용자는 278만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영끌’ 가능성이 큰 20대가 전체 보유자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업계에서는 MZ세대가 금융자산 중 상당 규모를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하락장으로 인한 충격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긴축기조 강화에 더해 테라·루나 등 사기성 코인의 폭락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 상장된 가상자산(원화마켓 기준)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3조3000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말에는 22조원으로 31조3000억원(58.7%) 감소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급락으로 회생 신청을 하는 20대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소속 진선미 의원실이 대법원에게서 받은 ‘회생·파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만 20~29세의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매년 평균 800건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이들의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2018년 1만1120건에서 2019년 1만307건으로 감소한 뒤 2020년 1만1108건, 2021년 1만1907건으로 오름세로 전환됐다.
또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801건,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799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회생법원이청년층을 구제하겠다며 이달부터 주식·코인으로 잃은 돈은 개인회생 변제금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준칙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취지와는 달리 투기를 조장하고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