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식으로 만든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코인인 시바이누 코인이 상장 나흘 만에 시가총액 13조∼14조 원 규모로 커졌다.
장난 같은 암호화폐 도지코인(Dogecoin) 광풍을 시작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밈 문화’에 편승해 급속히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가상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등에 따르면, 시바이누 코인은 일본 대표 견종인 시바이누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만든 노골적인 밈 코인이다.
코인을 제작한 시바 토큰 측은 “시바이누 코인은 탈중앙화되고 자발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실험”이라며 “별명은 ‘도지코인 킬러(DOGECOIN KILLER)’다. 단기간에 도지코인을 앞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바이누 코인의 거래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시바이누 코인은 지난 주말부터 중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세 곳에 잇따라 상장하면서 중국 투자자들 자금 수조 원이 몰렸다.
시바이누 코인은 8일 글로벌 디지털자산거래소 오케이엑스 및 후오비 상장을 시작으로 10일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상장했다. 이후 나흘 만에 단숨에 코인 시장 시총 19위에 올랐다.
시바가 상장된 세계 45개 거래소에서의 총 거래 금액은 86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수준이다. 거래액이 가장 많은 곳은 중국 훠비(22억 달러)와 바이낸스(16억 달러)다.
각 거래소에선 시바 거래액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훨씬 많다. 현재 시바 시가총액은 108억 달러로, 시총 1위 비트코인(1조696억 달러)의 100분의 1 수준이다.
0.000003달러로 상장한 이 코인의 가격은 3일 만인 11일까지 1778% 넘게 올랐다가 등락을 거듭 중이다.
이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선 시바 가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격이 너무 싸서 아무나 사고보는 ‘묻지마 투자’도 휘몰아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웠듯, 억만장자 벤처 투자자인 찰스 비쿤은 최근 웨이보를 통해 1100만 명 넘는 팔로어들에게 시바이누 코인을 언급하며 시바이누 코인을 띄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시바이누 코인이 ‘인플루언서의 말 한마디’에 수급이 몰리고 있는 데다가 ‘장난식 밈’이란 한계를 고스란히 안고 있어 명백한 투기성 자산이라는 경고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