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NH선물에서 발생한 7조원대의 ‘수상한 외환거래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NH선물에서 최근 발생한 수상한 외화 송금 정황을 대구지검에 이첩했다.
NH선물은 외화 관련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금융사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자본시장에 투자하려면 국내 금융사에 투자 전용 대외 계정을 개설해야 한다.
NH선물에서는 2019년부터 올 7월까지 약 7조2000억 원 규모의 수상한 외화 송금이 포착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현장 검사 등을 통해 자금 흐름을 살피는 과정에서 NH선물에 개설된 외국인 전용 계정이 해외 송금 창구로 활용된 정황을 파악했다.
위탁계좌를 개설한 법인은 중국 국적의 대표가 있는 외국인투자법인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 거래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와 연관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를 보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가 외국 거래소에 비해 더 높은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조직들은 국내 거래소에서 이익을 내고 그 이익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은 우리은행을 통해 이뤄진 9000억원대 불법 외환 거래 관련자 9명을 최근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일본·중국의 세력과 연계된 일당이 조직적으로 우리나라 거래소에 대량의 가상자산을 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대구지검은 해외에 거주 중인 공범 등을 대상으로 관련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 대검은 NH선물 관련 의혹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유사한 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있는 대구지검이 수사를 맡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도 우리·신한은행의 이상 외환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상 외환송금 검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NH선물을 비롯한 은행권의 이상 외환송금 규모가 현재까지 총 72억2000만 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상 외환거래 정황을 유관기관과 공유하는 등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