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들가 ‘루나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뭉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는 향후 루나 대폭락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루나 사태 발생 이후 5대 거래소 상장 담당자들은 긴밀하게 소통하며 공동 대응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0~13일 루나와 테라USD(UST) 가격이 99.99% 이상 폭락하자, 국내 거래소들은 이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조처를 내놨다.
하지만 조치 시점과 대응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투자자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거래소들에게도 투자자 보호가 중요한 과제로 급부상 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여당이 지난 24일 개최한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주요 거래소와 협업 체계를 논의해 유사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공동으로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별로 투자자 보호 조치에 대한 방향성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정도만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와 코인원, 코빗은 시장의 개입을 최소화해 해외 거래소와 단절되는 ‘가두리’ 현상을 막는 취지의 조치를 취했다.
반면 빗썸과 고팍스는 시세 변동이 커지면 단타 거래를 노린 세력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입출금을 즉각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어떤 방식이 더 옳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일단 거래소들은 입출금 중단 기준 등을 하나로 통일하기보다는, 유의종목 지정이나 거래지원 종료 시점 등을 큰 틀에서 함께 조율하는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출금 중단에 대한 판단은 사태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른 거래소와 차별화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거래지원 종목 심사 기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심사 항목은 함께 선정하되 항목별로 점수를 매길 때는 거래소의 재량에 맡기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