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채무자들의 가상화폐를 이용한 재산 은닉이 어려워질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와 ‘가상자산의 원활한 도산 절차 업무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13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암호화폐거래소와 직접 협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약은 법원이 채무자가 소유한 가상자산의 정확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즉, 도산 절차에서 채무자가 소유한 가상자산의 조회·평가 등 절차를 원활하게 수행하려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도산절차 접수 전·후 채무자의 가상자산 조회요청 또는 서울회생법원의 가상자산 조회요청 협력 △가상자산의 정확한 가치평가 협력 △도산절차 시 가상자산의 조회·평가·환가 절차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 및 공유 등을 약속했다.
또 가상자산의 값어치를 평가·환산함으로써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할 방안 등에 대한 연구도 양측이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당초 법원은 파산 신청을 하는 채무자의 가상자산을 재산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었다.
그러자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 등을 조사한 뒤 이를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과정에서 채무자가 재산을 가상자산으로 은닉하거나 빼돌리는 사례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이에 법원은 가상자산연구반을 도입해 가상자산의 정의와 조회 방안, 평가 방법, 환가 방식 등에 관해 연구해왔다.
가상자산 지위·평가 방식 등에 명확한 법적 해석이 이뤄지면 재판 과정 등에서 불거졌던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관계자는 “가상자산이 현실에서 자산으로 기능하면서 도산 사건에서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처리 절차를 확립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가상자산의 원활한 도산 절차 업무가 수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는 점차 법·제도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법원의 결정에 앞서 지난해 대법원은 비트코인에 ‘재산상 이익이 있다’는 판결을 내놨고, 정부는 암호화폐법 제정에 착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