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던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두 점 중 한 점인 ‘금동삼존불감’(옛 번호 73호)이 외국계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액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들은 이 불감을 원소장처인 간송미술관 측에 기증할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외국계 다오(DAO)로 불감의 소유권을 변경해 달라는 신고가 들어와 지난 8일 행정처리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어 “소유권은 간송 전형필의 후손에게서 다오 측으로 넘어갔지만 소재지는 예전과 같이 간송미술관, 관리자는 간송미술재단이며, 이는 현재 새로운 소유자가 불감을 간송미술관 측에 기탁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탁’은 소유권을 넘기는 기증과 달리 물품의 관리를 맡기는 것을 말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과 교포를 중심으로 구성된 탈중앙화 자율조직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가 금동삼존불감을 매입했다.
간송미술관 측은 지난 1월 재정난을 이유로 ‘계미명(癸未銘) 금동삼존불입상’(옛 번호 72호)과 ‘금동삼존불감’의 두 소장 국보를 각각 시작가 32억원과 28억원에 경매에 내놨지만 모두 유찰된 바 있다.
’다오’는 중앙화된 주체의 관리나 감독 없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집해 암호화폐로 자본을 모으고 조직을 운영해나가는 온라인 공동체다.
주로 미술품을 기반으로 한 NFT를 제작해 수익을 배분하며, 암호화폐 기반의 투자 자본이 국보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보를 외국인이 소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해외로 반출은 불가능하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다오가 공익을 위해 향후 불감을 간송 측에 기증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소유자만 다시 간송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헀다.
대신 다오는 NFT 발행 등의 권리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