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대두 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WSJ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최근 비트코인 채굴 용 반도체 생산 비중을 크게 줄였다며, 이에 따라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채굴에는 그래픽 카드와 반도체 칩이 필수인데, 최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퍼지면서 채굴 용 칩의 공급도 부족해진 상황이다.
전 세계적 반도체 부족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나타났다고 보여진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기는 대신,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 등 수요 증가로 반도체 수요 역시 폭증 한 것이다.
현재 TSMC는 밀린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채굴 용 반도체를 생산할 여력은 없다고 밝혔다. 2018년 상반기 TSMC의 비트코인 채굴 용 반도체 판매 수익은 회사 전체 수익의 10%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제약에 따라 당분간 비트코인 공급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는 늘고 있는데 반해 공급은 정체 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올 초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는 스마트폰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다방면으로 퍼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수급 난이 최소 6개월 정도는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로부터 주문은 폭발적으로 몰려드는데,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 능력을 단기에 그만큼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반도체 부족은 비트코인, 게임 등 산업 계 전반에 연쇄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업체 입장에선 스마트폰이나 PC, 데이터 센터, 차량용 반도체 등을 우선으로 생산하고 상대적으로 출하량이 적은 채굴 용 반도체나 게임기 용 반도체 등의 생산은 우선순위가 밀리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