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대 억만장자가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레버리지 허용 한도를 원금의 101배에서 20배로 대폭 줄인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FTX를 창업한 샘 뱅크맨-프라이드(29)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뱅크맨-프라이드 CEO는 “과도한 레버리지는 가상화폐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경우에 따라선 건전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레버리지 한도를 20배로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레버리지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을 빌려 원금의 수백 배를 베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가상화폐의 극심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가격이 급락할 경우 원금 이상의 큰 손실을 보게돼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예를 들어 증거금 100만원으로 125배 레버리지 거래를 할 경우 0.8% 상승 시 125배를 곱해 1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0.8% 하락하면 증거금 100만원을 모두 잃게 된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소개된 레버리지 코인은 코인 활황(Bull)과 불황(Bear)으로 코인을 그룹화하여 투자자가 몰리거나 빠질 때 변동성을 더 키우도록 프로그래밍해 투자자가 몰릴수록 위험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뱅크맨-프라이드 CEO는 이번 결정에 대해 “책임 있는 가상화폐 거래를 장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가상화폐 업계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는 레버리지를 125배에서 5배로 축소한 바 있다.
포브스는 FTX의 레버리지 축소에 대해 “과도한 부채를 떠안는 투자를 제한함으로써 위험한 거래를 억제했다”고 진단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는 가상화폐 시세를 예측해 빚을 내 투자하는 “마진거래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FTX가 레버리지 한도를 줄였다”며 미국 규제당국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FTX는 하루 평균 거래액이 100억 달러를 넘으며 현재 본사를 홍콩에 두고 있다.
한편, 앞서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도 레버리지를 125배에서 5배로 축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