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며 고금리 시대가 닥치면서 코인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31일(현지시간) 알케시 샤 뱅크오브아메리카 가상화폐·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25~2.50%까지 끌어올리면서, 앞으로 18개월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총 3조달러(약 3920조원) 상당의 유동성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까지 도입되고 있어 분산금융(DeFi) 수익률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연 20%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고금리 코인 시대가 끝났다”고 전망했다.
저금리 시대에는 현금을 은행에 예치해도 수익률이 낮아 상당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낮은 금리를 활용해 코인을 매수하면 이를 토대로 담보 대출을 실시하고 코인을 추가로 매수해 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특히 일부 상품들은 20%에 달하는 연 수익률을 보장하는 경우도 있어서 코인을 담보로 재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을 야기했던 테라폼랩스가 연 20%의 이율을 지급한다고 홍보해온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는 전적으로 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된다.
대출을 받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면 고금리와 폭락장으로 빚더미에 앉을 수 밖에 없다.
금리 인상으로 갚아야 할 원리금은 늘어나는데 주식과 코인 가격의 급락으로 자산이 급감하면서 빚을 갚기 위해 더 고금리의 빚을 내는 악순환에 빠져든 것이다.
월터 텅 펀드스트랫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의 유동성은 코인 가격에서 파생됐다”면서 “코인 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낙폭이 커져 작년 11월 이후 70%나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 경색도 가상화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무책임한 소수의 핵심 행위자들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닉 바티아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도 “은행처럼 가상화폐도 도미노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적절한 담보가 없는 신용이 확장되면 어떻게 실패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고금리 환경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첫 등장했는데 이후 연준의 금리가 3%에 도달했던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