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8일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했으며, 오는 23일부터 CBDC 사업을 진행한다.
그라운드X는 기술과 가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운드X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보다 진화된 형태의 기술을 활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한은은 우선 연말까지 모의실험 수행환경 조성과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을 점검하는 1단계 실험을 완료할 것이며, 내년 6월까지 이를 토대로 국가 간 송금, 오프라인 결제 등 CBDC의 확장 기능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을 점검하는 2단계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CBDC 제조와 발행을, 참가업체는 활용과 환전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와 대금 결제까지 시도할 방침이지만, 상용화에 대해선 다고 신중한 입장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CBDC가 상용화 된다고 해도, CBDC와 암호화폐 기능이 달라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은 또한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 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 보고서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화폐와는 별개로 민간 영역 일부에서 제한적 용도로 사용되면서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앤드어스 박성준 대표 “CBDC와 암호화폐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면서, “CBDC 도입으로 화폐 관련 생태계가 디지털화되고 암호화폐 인식도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암호화폐의 대중화 시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소위 ‘대장 코인´들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더리움이 최근 런던 하드포크 업그레이드를 게시한 데다, 비트코인 낙관론이 다시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테이킹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다음달 24일 암호화폐 거래소의 은행 실명계좌 발급 의무화라는 악재를 앞두고도 가격은 다시 강세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