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부터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모의실험은 가상세계에서 CBDC를 생산, 발행, 유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나라 사이에서 송금할 때 CBDC를 활용하게 하고 CBDC를 결제 서비스에도 적용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국내 IT 대기업들도 이 실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최초의 디지털 화폐 유통 실험을 실시한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관련 업계들 사이에서 이번 사업을 따내기 위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서는 내달 6월부터 2021년 하반기까지 CBDC 모의 시스템을 구현하고 이것을 가상환경에서 시범해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CBDC 모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작년부터 한은이 진행해왔던 CBDC 연구의 최종단계로 볼 수 있으며, 사업의 목표 중 하나는 변화될 미래의 지급 결제 시스템의 형태에 맞게 CBDC를 구현해내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경 CBDC 구현기술을 검토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분석하는 등, 곧 있을 모의실험을 위한 예비사업이 실시되기도 했다.
이번 모의실험에서는 국가 간에 이체 서비스도 함께 테스트할 계획인데, 이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나라 간 지급 시스템의 개선 차원에서 CBDC에 대한 연구 수행을 보다 장기적인 과제로 채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모의실험을 통해서 CBDC 활용이 계획된 과정 속에서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테스트할 예정이다. CBDC를 이용한 다양한 업무와 기능에 대한 구현과 함께 향후 CBDC 거래 규모가 성장할 것을 대비해서 시스템의 확장성 및 안정성도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CBDC 활용 모의실험 중 개인 정보 보호 및 데이터 위조를 차단하기 위한 보안기술과 전자 지갑 기술, 블록체인 기술 등의 적용 가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CBDC 모의실험으로써 큰 공신력과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업들의 경우,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 각 나라별 CBDC 사업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업에 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