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힘입어 1조 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 매체 비트코인 매거진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은 세계 기업의 가상화폐 투자 현황을 집계하는 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저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를 살펴보면 테슬라의 현재 비트코인 보유량은 4만3200개이다. 비트코인 가격 5만800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총 가치는 25억 달러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당시와 가격을 비교하면 비트코인 평가이익은 10억 달러(1조1800억 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평가이익은 테슬라의 지난 2분기 순이익과도 맞먹는 수치다.
테슬라는 2분기 전기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순익 1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늘더라도 테슬라 재무제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미국 회계 규정상 달러와 같은 현금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암호화폐 시세가 기업이 매입한 가격보다 떨어지면 그 차액을 회계상 손실(손상차손)로 잡아야 한다.
즉 비트코인을 구매한 업체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 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비트코인이 매입가보다 오를 경우 무형자산인 비트코인을 실제 매도해서 차익을 실현할 때까지는 장부에 이익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치솟고 있어서 테슬라의 평가이익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말 4만3000달러 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30% 이상 올랐다.
한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긍정론자로 유명하다.
이에 테슬라는 지난 3월 비트코인을 통한 전기차 구매 결제를 허용하며 비트코인의 가격 폭등을 이끈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5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트코인 결제를 돌연 중단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7월 가상화폐 관련 행사에서 비트코인 결제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