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VB금융그룹이 가용증권 대부분을 매각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리면서 미국 은행들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SVB금융그룹의 주가가 60% 폭락했다.
SVB 파이낸셜 그룹은 실리콘 밸리 지역의 기술 기업에 주로 대출을 제공하는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은행의 자산과 예금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포함한 채권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더욱이 스타트업이나 기술 관련 기업들이 SVB은행에 맡긴 예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위해 만기까지 보유하려던 채권을 강제 매각해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VB파이낸셜은 보유 지분 매각으로 1분기에 18억달러의 세후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상쇄하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발행하여 자본을 조달할 계획도 있다.
이 소식에 SVB파이낸셜의 주가는 정규시장에서 60% 이상 급락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22%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도 이날 하루에만 총 5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증발됐다.
WSJ 등 주요 언론은 은행주 급락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의 보유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은행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은행에 SVB파이낸셜 등 유동성 우려가 제한적이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악영향은 여전히 피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미국 은행업계가 보유한 유가증권에서 총 60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1년 전만 해도 80억 달러 안팎이었지만, 이는 크게 증가한 수치다.